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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침(鍼) 2구(灸) 3약(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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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부 2013.10.0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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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대표적인 치료법을 이야기할 때 흔히 “1침(鍼) 2구(灸) 3약(藥)”이라 한다. 바로 침, 뜸, 한약을 지칭하는 것이다. 여기에 굳이 순서를 매긴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하여는 설이 분분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것은 시술 후 반응이나 치료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과 시술을 적용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의 순서가 아닐까 한다.

침은 환자에게 바로 적용할 수 있고, 그 반응 또한 바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침의 효과를 나타내는 표현 중에 입간견영(立竿見影)이라는 말이 있다. “장대를 세우자마자 바로 그 그림자를 볼 수 있다”는 말로서 침을 놓자마자 통증이 소실된다거나, 마비가 풀리거나, 옴짝달싹하지 못했던 근육이나 골절을 움직일 수 있거나, 막혀있던 말문이 트이거나, 수일동안 보지 못했던 변이 풀리거나, 체기로 인하여 정체된 위장이 움직이는 것 등이다. 주로 병의 경과가 급성이거나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경우에는 그만큼 침의 적응증이 많고 효과 또한 눈앞에서 바로 볼 수 있을 때가 많다.

뜸은 침에 비하여 한번 치료에 걸리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병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치료기간도 오래 걸린다. 뜸을 표현하는 한자어인 구(灸)는 오랠 구(久)와  불 화(火)의 합성어이다. 그만큼 약한 불을 오랫동안 신체에 적용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밥을 짓거나 음식을 삶을 때 센 불을 이용하여 찌거나 익히고 나서 뚜껑이나 덮개를 열지 않고 일정시간동안 그 열기를 유지하게 하는 행위인 “뜸을 들인다”는 표현도 여기에서 나오지 않았다 생각된다. 뜸이란 그만큼 상당한 시간동안 뜨거운 열 자극을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몸에 직접 뜨는 직접구는 그 자극도 상당히 강하다. 쌀알정도 크기로 마른 쑥을 뭉쳐서 아픈 부위에 올려놓고 불을 붙이면 쑥이 타들어 가면서 약간의 화상을 입힌다. 이때의 통증은 어른인 장정(壯丁)도 참기 힘들다 하여 뜸의 횟수를 이르는 말을 “장(壯)”이라 한다. 예를 들어 특정한 혈자리나 아픈 곳에 “뜸을 10장 떠라”하는 것은 위와 같이 뜸을 뜨는 횟수를 연속해서 10번하라는 말이다. 하여간 뜸은 궁극적으로 몸에 열을 넣어주는 행위로서 급성이나 열성질환보다는 상대적으로 만성병의 형태로 차서 생긴 질환에 많이 응용된다. 따라서 몸이 너무 마르거나 열이 치성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약은 침 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복잡하거나 오랜 치료기간을 요하는 병에 투입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침과 뜸도 장기간 적용해야 할 경우도 있고, 한약 또한 감기나 음식에 의한 체기(滯氣) 등 병에 따라서 짧은 기간에도 효과를 거두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만성적으로 진행된 병이나 오래된 허손(虛損)을 물질적으로 보해주는 것에는 한약이 가장 대표적이며 침과 뜸과 병행해서 적용하면 치료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물론 침, 뜸, 한약 모두 해당 의료의 전문가인 한의사에 의한 정확한 진단하에 치료에 필요한 종류와 방법, 소요기간 등의 구체적인 치료 계획이 결정된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이라는 말은 작디작은 침으로도 얼마든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말과 통한다. 비록 칼이나 총처럼 순식간에 물리적으로 살인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인체의 생리와 병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없이 단순히 “무슨 병에 어느 혈(穴)”이란 전병전방식(專病專方式) 사고로 시술한다면 결국 병을 악화시키고 죽음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뜸도 마찬가지이다. 혹자는 뜸으로 AIDS나 암뿐 아니라 못 고칠 병이 없다고 허세를 부리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뜸은 한의학의 주된 치료도구 중 하나로 몸을 덥혀주고,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면역력을 증강시켜 줄 수는 있지만 결코 모든 병증에 모든 사람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될 수는 없다. 반드시 체질과 증상에 맞게 적당한 정도로 써야 한다. 언뜻 보기에는 아주 적은 비용으로 놓는 자리와 적응증상 몇 개만 익히고 외워서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또한 홍삼을 파는 사람들은 “인삼은 열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좋지 않지만 홍삼은 체질과 증상에 관계없이 누구나 먹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사실과 다르다. 이 세상에 누구에게나 맞고 모든 병증에 들어맞는 약은 존재할 수 없다. 홍삼은 인삼의 열(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따뜻한 성질로서 몸에 열이 있거나 열이 조장될 수 있는 체질에 장기적으로 또는 많은 용량이 투여되면 반드시 열에 의한 부작용이 생긴다.

인체는 그리 간단한 기계가 아니라 작은 우주(宇宙)에 비견된다. 그만큼 복잡다단하며 온 몸의 장부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의자(醫者) 의야(意也)”라 하였다. 한번 진단된 병명과 전형적으로 나타난 증상에만 매몰되지 말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몸의 상태를 예의주시하여 잠시라도 마음을 놓거나 고삐를 늦추면 안 된다. 그만큼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의료인에게 생명을 다룰 수 있는 면허를 주는 것은 권한과 동시에 막중한 책임을 지어주는 것이다. 침 뜸 한약은 반드시 한의사에 의하여 제대로 사용될 때만이 그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다.
 
 
 
 [서울경희한의원 - 이병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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